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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윤 간호사 비극 이후 7년, 끊이지 않는 서울의료원 '태움' 잔혹사: 반복되는 괴롭힘과 방관 속에 절규하는 현장
2019년 고(故) 서지윤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태움')으로 사망한 지 7년이 지난 2026년 현재, 서울의료원에서 또다시 상습적인 직장 내 괴롭힘 및 초과근무 미인정 피해 증언이 나왔습니다. 피해 간호사 A씨는 상사로부터 반복적인 인격 모독성 질책과 무임금 야근에 시달렸으며, 의료원장에게 문제를 호소했으나 "AI 도입 시 행정 효율화가 될 것"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 가해자 분리, 실효성 있는 태움 근절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1. 2019년의 아픔은 어디로 갔는가: 서울의료원에 다시 드리운 '태움'의 짙은 그늘
지난 2019년,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고(故) 서지윤 간호사가 선배 간호사들의 괴롭힘 문화인 이른바 '태움' 악습의 희생양이 되어 세상을 떠난 비극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당시 의료원과 관련 기관들은 고인의 명예를 기리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대적인 조직 문화 혁신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7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2026년 현재, 서울의료원 현장에서는 악몽과도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이 여전히 형태를 바꿔 지속되고 있다는 참담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서울의료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실태를 대외에 폭로했다. 노조와 피해 간호사 A씨의 증언에 따르면, 과거 서 간호사를 떠나보낸 후 대대적인 재발 방지책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 내부의 가혹한 업무 환경과 인격 모독성 질책 구조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 무임금 야근과 반복되는 인격 모독: A 간호사가 견뎌내야 했던 참혹한 일상
서울의료원 소속 A 간호사는 지난해 4월부터 누적된 만성적인 인력 부족 속에서 과도한 업무 부담을 홀로 짊어져야 했을 뿐만 아니라, 직장 상사 B씨로부터 지속적인 화풀이성 질책을 받아왔다. 상사 B씨는 A 간호사를 향해 "지금 일도 힘든데 한참 어린 딸 같은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게 짜증 난다"는 식의 인격 비하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연차 및 휴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정당한 권리 행사를 가로막는 가혹한 질책을 이어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구조적인 수탈 형태의 노무 관리였다. A 간호사는 새벽 출근과 주말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과중한 야간 근무를 수행했으나, 병원 측은 이를 제대로 된 초과근무로 인정해 주지 않아 정당한 초과근무 수당조차 지급받지 못했다. 한 한 번의 폭력적인 고함보다도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미세한 질책과 무임금 노동 강요가 피해자의 정신을 어떻게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는 비극적인 단면이다.
3. "AI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탁상공론: 피해자의 절규를 외면한 병원 당국
지속되는 괴롭힘 속에서 고통받던 A 간호사는 지난달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접수하는 한편, 이달 2일에는 최고 책임자인 서울의료원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력 부족의 한계와 자신이 겪고 있는 괴롭힘 피해를 솔직하게 호소했다. 피해자가 병원 수장에게 직접 구조의 손길을 내밀며 자정 노력을 기대한 마지막 창구였다.
그러나 돌아온 기관장의 답변은 허망함을 넘어 절망을 안겨주었다. 서울의료원장은 인력 충원이나 즉각적인 가해자 분리, 피해자 보호 조치를 논하기는커녕 "AI가 도입되면 행정 효율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취지의 뜬구름 잡는 탁상공론식 답변을 내놓았다. 당장 현장에서 사람이 시들어가는 고통을 호소하는데, 미래 기술 도입이라는 기만적인 답변으로 사태를 회피하려 한 병원 당국의 불통과 무성의함은 현장 간호사들에게 또 다른 2차 가해로 다가왔다.
4. "가해자는 남고 피해자는 떠나는 구조": 5대 혁신 대책의 허구성과 제도적 구멍
A 간호사는 이날 노조가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서 간호사가 떠난 후에도 가해자는 현장에 남고 피해자만 결국 견디다 못해 떠나야 하는 구조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과거 2019년 사건 당시 서울의료원은 표준 매뉴얼 개발,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 간호사 지원전담팀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5대 혁신 대책을 화려하게 선언했으나, 이 모든 정책이 현장에서는 아무런 실효성 없는 껍데기에 불과했음이 이번 사건으로 입증되었다.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를 즉각 업무 현장에서 배제하고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해야 할 기본 법제도가 의료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하게 작동하고 있다. 조직 내부의 치부를 숨기기에 급급한 방관적 태도와 형식적인 위원회 운영은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들에게는 입을 다물 것을 강요하는 무언의 압박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결합하여 구조적 괴롭힘을 계속해서 재생산해 내고 있다.
5. 근본적 인력 확충과 진상 규명만이 답이다: 노조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요구
노조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이 즉각 철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피해자 A씨에 대한 보호 조치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물론, 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된 근본적인 태움 근절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한 교육이나 보여주기식 행사를 넘어, 태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인 만성적 인력 난을 해결하는 근본적 처방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간호사 개개인에게 과도한 업무 과중을 씌우는 노동 환경을 방치하는 한, 선후배 간의 갈등과 태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의료원이 책임감을 갖고 적정 인력을 확보하도록 예산과 제도를 지원해야 하며,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는 강력한 처벌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소중한 청년 간호사들이 사명감을 품고 들어온 일터에서 눈물 흘리며 떠나가거나 비극적인 선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