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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실태 드러나: 200명 규모, 한중 연합 총책 아래 '팀별 분업'으로 93억 원대 사기 행각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다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소속되어 있던 거대한 국제 범죄 조직의 실태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범죄 조직은 중국인 1명과 한국인 2명의 총책 아래 약 200명 규모로 구성되었으며,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코인투자리딩, 공무원 사칭 납품 사기 등 각종 사기 범죄를 조직적으로 분업화하여 저질러 온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충남경찰청이 수사 중인 이 조직은 엄격한 통솔 체계와 폭력적인 내부 규율을 갖추고 있었으며, 확인된 범죄수익금만 93억 5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 조직폭력배와 결탁한 정황까지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국제 범죄 조직과 국내 폭력 조직 간의 연결 고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I. 200명 규모의 조직 구조와 팀별 분업 시스템
피의자들이 몸담았던 범죄 조직은 총 200명 규모로, 한국인 약 90명과 중국인 등 외국인 약 100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조직이었습니다. 조직의 최상층에는 중국인 1명과 한국인 2명이 총책을 맡아 전체를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범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 내에 직책과 팀을 세분화하여 운영했습니다.
세부적인 역할에 따라 CS팀(데이터베이스 및 입출금 관리), 로맨스스캠팀, 검찰 사칭 전기통신금융사기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납품 사기팀 등 다양한 전문 팀으로 나뉘어 범죄를 조직적으로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중국인 총책이 이처럼 직책과 팀을 구성하고 통솔 체계를 갖춘 점을 들어 이들이 단순 사기 집단이 아닌 사기 범죄 단체를 조직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II. 강압적인 조직 관리와 폭력적인 통솔 체계
조직원 모집은 주로 인터넷이나 텔레그램의 '고수익 알바' 홍보 글 또는 개인적인 인맥을 이용해 이루어졌습니다. 신규 조직원들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캄보디아로 출국했습니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하면 항공권을 마련해준 에이전시나 조직원이 공항으로 마중 나와 숙소로 데려온 뒤 여권을 회수하여 사실상 이탈을 막았습니다.
조직 내 위계는 총책, 팀장 등 직책에 따라 엄격하게 정해졌으며, 군대식 통솔 체계가 존재했습니다. 지각, 근무 태만 등 행위에는 벌금이 부과되었고, 외출 시에는 사진을 찍어 팀장에게 수시로 보고해야 했습니다. 모든 소통은 텔레그램을 활용했고, 실적을 매일 보고하며 실적이 부진한 조직원에게는 폭행과 전기고문까지 자행된 것으로 전해져 조직의 비인도적인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III. 93억 원대 범죄 수익금과 조직적 수사 방해 시도
이들 일당이 지난해 4월부터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은 확인된 것만 무려 93억 5천여만 원에 달하며, 피해자는 110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수익금은 제3자 명의의 대포계좌를 통해 관리되었으며, 조직원들에게는 기본급 2천 달러에 범죄수익의 8%를 기준으로 한 인센티브가 각종 벌금을 공제하고 매달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도 세웠습니다. 조직에서 탈퇴할 경우 호텔·인터넷 사용료 등 명목 금액의 2배를 내게 했고, 휴대전화를 초기화시켜 조직원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았습니다. 심지어 조직원이 현지에서 체포될 경우를 대비해 가명을 사용하도록 하고 사진 및 영상 촬영을 금지했습니다.
지난 7월 캄보디아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40여 명의 조직원들은 귀국을 거부하며 대부분 "가구 공장에 알바하러 왔다. 억울하다"는 거짓 진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팀장급 조직원이 "혐의를 끝까지 부인해야 무죄로 풀려날 것이고, 가구공장 알바라고 말하면 외부 팀장이 돈을 주고 풀어줄 것이다"라고 거짓 진술을 종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송환된 피의자들은 20일 모두 구속되었습니다.

IV. 조직폭력배 결탁 정황 포착과 수사 확대
경찰은 현재까지 드러난 조직 및 피해 규모가 빙산의 일각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이 해외 범죄 조직이 국내 조직폭력배와 결탁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만약 국제 사기 조직과 국내 조직폭력배 간의 범죄 네트워크가 확인될 경우, 그 범죄 규모와 사회적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수사는 해외 범죄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국제적인 사기 범죄를 척결하는 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경찰은 총책과 일부 관리자들의 검거를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확보된 피의자 45명은 오는 27일까지 검찰로 송치될 예정입니다.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 조직에 대한 국가 간 공조 수사와 국내 폭력 조직과의 연계 고리 차단이 시급히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