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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년 9월 28일 | 유럽 연합(EU) 가입 목표의 PAS와 친러 야권의 결집, 격렬한 정치적 흥정 예고
동유럽 소국 몰도바가 친유럽과 친러시아라는 극명한 노선의 갈림길에서 국가의 향후 미래를 좌우할 총선을 28일 (현지시간) 실시했습니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투표를 시작했으며, 투표는 오후 9시에 마감되었습니다. 첫 예측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것으로 전망되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몰도바 의회는 친유럽 성향의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끄는 행동과 연대당 (PAS)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PAS는 2030년까지 유럽연합 (EU)에 가입한다는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러한 계획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몰도바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동유럽의 지정학적 불안정 속에서 몰도바의 선택이 단순한 내부 정치 문제를 넘어 유럽 전체의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PAS는 러시아 영향력 차단과 민주적 개혁 추진을 통해 몰도바를 서유럽 진영으로 끌어안으려는 EU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습니다. EU는 몰도바 끌어안기에 주력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에 최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PAS의 의회 과반 확보 여부는 향후 5년 동안 몰도바의 대외 정책 노선과 개혁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입니다. 과반을 놓치게 된다면, PAS는 중도 좌파 정당이나 포퓰리스트 정당과의 연정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과정에서 EU 가입 계획의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PAS가 근소하게 앞섰지만, 이달 초 이루어진 한 조사에서는 애국 블록이 36%, PAS가 34.7%를 기록하며 전세가 역전된 바 있습니다. 이는 PAS가 단독으로 의회를 이끌어 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몰도바 국민들의 투표 결과가 유럽의 안보 지도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됩니다.
PAS에 맞서 몰도바의 정국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주요 경쟁자는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들이 구성한 '애국 블록'입니다. 몰도바의 심장당, 몰도바의 미래당, 사회주의자당, 공산당 등 주요 친러 정당들이 하나의 세력으로 결집하여 선거에 임했습니다. 이들 정당은 현 정부의 경제 혼란과 개혁 추진 지연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교묘하게 파고들면서 표를 확보하려 노력했습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과 생활고에 지친 국민들에게 친러시아 노선을 통한 경제적 안정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양측의 지지율은 매우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치열한 접전은 몰도바 국민들의 유럽 통합 지향과 현실적 경제 문제 사이의 깊은 갈등을 드러냅니다. 결국 어느 쪽도 의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치적 흥정이 이어지고 몰도바 내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투표 당일에도 긴장감은 여전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몰도바 대사관에 마련된 해외 투표소에 폭탄이 설치되었다는 허위 신고가 접수되어 한때 유권자와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EU 본부가 위치한 브뤼셀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몰도바 총선이 단순한 내정을 넘어 유럽 대륙 차원의 지정학적 갈등과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안전 조치가 완료된 후 투표는 재개되었으나, 정치적 혼란의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만약 PAS가 과반 확보에 실패한다면, 몰도바는 정치적 흥정과 연정 협상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입니다. 연정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PAS의 주요 정책 노선인 EU 가입 일정이 크게 흔들릴 수 있으며, 친러시아 성향의 정당들이 정국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는 몰도바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투표를 앞두고 몰도바 당국은 러시아의 개입 의혹이 심화되자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지난 22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대규모 폭동 및 불안정화 시도와 관련하여 250건의 대대적인 수색을 진행하여 74명을 구금했습니다. 또한, 지난 26일에는 친러시아 정당 중 한 곳인 몰도바의 심장당의 총선 출마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선거 공정성을 훼손하려는 외부 세력의 개입에 대한 몰도바 당국의 단호한 대응을 보여줍니다.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공식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총선 개입 시도가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가 몰도바를 장악하면 우리나라와 전체 지역에 즉각적이고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이번 선거의 결과가 몰도바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지역의 안보 지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을 주지시킨 것입니다. 반면, 러시아는 이러한 선거 개입 의혹을 "반러시아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단호하게 반박하며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몰도바의 총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 여부를 넘어 우크라이나 전쟁 정국 속에서 동유럽 국가들의 지정학적 선택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PAS가 주도하는 친유럽 노선의 지속 여부는 EU 동진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반면, 친러시아 애국 블록이 선전하여 연정 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 몰도바의 대외 정책은 다시금 크게 요동칠 수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총선은 몰도바의 국가적 정체성과 미래 향방을 결정하는 역사적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전 세계가 이 작은 나라의 선택을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