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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피의자 소환: '이종섭 호주 도피' 조력 혐의 집중 조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하여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24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범인도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여 출국금지 부당 해제 혐의에 대해 고강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는 전직 장관급 인사에 대한 특검의 수사력이 사건의 핵심인 외압 의혹을 넘어 피의자 도피 조력 의혹까지 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I. 박성재 전 장관의 피의자 출석과 '정상적 업무 처리' 주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를 받았습니다. "검사 출신으로서 피의자를 출국금지 해제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박 전 장관은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조사 시에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답하며 자신이 내린 결정에 문제가 없었음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이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로 소환된 만큼, ‘정상적 업무 처리’ 주장이 법무부의 법적 재량권 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외압이나 부당한 지침에 따른 것이었는지가 특검 조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이 전 장관의 출금 해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직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은 피할 수 없습니다.
II. 출국금지 해제 과정의 특혜 의혹과 대통령실 지시 여부
이종섭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서 공수처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었으며, 지난해 3월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될 당시에도 이미 출국금지 상태였습니다. 법무부는 임명 사흘 뒤인 3월 8일,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받자마자 출금을 해제해주어 논란을 키웠습니다.
당시 법무부는 공수처 소환조사가 이루어졌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본인의 의사 등을 고려했다고 해명했지만, 해외 도피를 위한 꼼수 해제라는 국내 여론의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특검팀은 법무부 관계자 조사를 통해 박 전 장관과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이 실무자에게 ‘이 전 장관이 대사로 임명됐으니 출금을 해제하는 쪽으로 하라’는 지침을 준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을 상대로 출금 해제 결정이 사전에 정해진 지침에 따른 것인지, 그리고 대통령실로부터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입니다. 박 전 장관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시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사실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III. 이 전 장관의 11일 만의 귀국과 사임, 그리고 조태용 전 실장 6차 조사
이 전 장관은 출국해 호주대사로 부임했으나, 범죄 피의자의 해외 도피 논란으로 국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불과 11일 만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했습니다. 이후 3월 25일에는 전격적으로 사임했습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 출국금지 해제, 공관장회의 개최 등 일련의 과정 전체에 대통령실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특검은 이날 오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소환하여 조사할 계획입니다. 조 전 실장이 해병 특검에서 조사받는 것은 이번이 6번째로, 이는 특검이 대통령실의 외압 및 도피 조력 의혹에 대해 얼마나 집중적으로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IV. 사법 정의와 공직자의 윤리: 특검 수사의 향방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소환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반복 조사는 특검 수사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넘어 고위 공직자들의 사법 정의 왜곡 및 피의자 도피 조력이라는 더 큰 차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범죄 피의자가 대사 임명을 통해 수사망을 회피하려 시도하고, 법무부가 이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은 국민의 법 감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이 동료 검사 출신 대통령의 측근으로 의심받는 인사의 출국을 허용했다는 혐의는 공직 윤리와 법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을 상대로 출금 해제 결정의 실질적인 배경과 대통령실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데 수사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이번 특검 수사의 최종 결과는 대한민국 사법 정의와 고위 공직 사회의 책임성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