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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조원 현금' 버크셔, 3년 만의 대규모 인수…워런 버핏의 마지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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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구루'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무려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 계약을 발표하며, 그동안 쌓아두었던 막대한 현금 보유액을 드디어 투자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버크셔의 미래 투자 방향과 워런 버핏의 뒤를 이을 후계자의 리더십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 3년 만의 '대어' 인수…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버크셔해서웨이는 2일(현지시간), 미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옥시켐을 97억 달러(약 13조 6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보험사 앨러게니를 116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3년 만에 이루어진 가장 큰 규모의 거래입니다.
이번 인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버크셔가 그동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 보유액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무려 3,440억 달러(약 483조 원)에 달합니다. 이는 전 세계 어떤 기업도 쉽게 따라잡기 힘든 압도적인 규모로, 시장에서는 버크셔가 언제 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에 활용할지 큰 관심사였습니다.
2. 워런 버핏과 옥시덴털, 오랜 '투자 인연'의 배경
이번 인수는 워런 버핏과 옥시덴털의 특별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버크셔는 이미 옥시덴털의 지분 28%를 보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이들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옥시덴털은 셰일오일 기업 애너다코 페트롤리엄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사 셰브런과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때 워런 버핏은 옥시덴털의 지원군으로 나서면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버핏의 지원을 등에 업은 옥시덴털은 애너다코 인수에 성공하며 미 셰일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버크셔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옥시덴털 지분 매입을 늘리면서 최대 주주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번 자회사 인수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기존 최대 주주로서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3. 투자 철학의 계승자,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
이번 인수는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된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첫 번째 대규모 투자 결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에이블 부회장은 "옥시덴털의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에 대한 홀럽 CEO의 헌신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히며, 이번 거래의 배경이 옥시덴털의 재무건전성 강화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버핏의 투자 철학인 가치 투자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태도를 그대로 계승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옥시덴털 역시 이번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하여 재무 상태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거래는 버핏의 후계자가 단순한 지분 매입을 넘어,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새로운 투자 방식을 보여줍니다.
4. 버크셔의 새로운 투자 행보, 그 의미와 전망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현금을 쌓아두던 버크셔가 대규모 인수에 나선 것은 여러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는 시장의 혼란 속에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진 우량 기업을 찾아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또한, 이번 인수는 에너지 산업에 대한 버크셔의 지속적인 관심을 확인시켜 줍니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버크셔는 전통적인 석유화학 산업의 강자인 옥시켐을 인수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워런 버핏이 직접 지휘하는 마지막 대규모 인수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거래는 버핏의 투자 철학이 후계자에게 어떻게 계승될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버크셔가 옥시켐을 통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하고, 쌓아둔 막대한 현금을 또 어떻게 활용할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