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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대사관 직원 음주 추돌사고, '면책특권' 행사로 처벌 무산
1. 강남 대로변의 만취 질주: 3중 추돌사고의 전말
사건은 지난달 12일 오전 6시경,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 대로에서 발생했습니다. 주한 몽골대사관 소속 행정 직원인 A씨는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는 3중 추돌 사고를 야기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낮을 앞둔 이른 아침 시간대의 음주 사고는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한 중대 범죄 행위였습니다.
2. 외교관 아닌 '행정 직원'에게도 부여된 특별한 권리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주목할 점은 A씨의 신분입니다. A씨는 정식 외교관 직책은 아니었으나, 대사관 내에서 근무하는 행정 직원으로서 주재국의 형사 처벌 절차를 면제받을 수 있는 면책특권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빈 협약 등 국제 사회의 약속에 따라 대사관 인력은 원활한 외교 업무 수행을 위해 주재국의 사법권으로부터 일정 부분 보호를 받습니다. 이러한 법적 울타리가 음주운전이라는 명백한 불법 행위 앞에서도 공고하게 작동한 것입니다.
3. 경찰의 '불송치' 결정: 법 앞에 멈춰선 공권력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수사해왔으나, 최근 A씨 측으로부터 면책특권 행사 의사를 전달받았습니다. 현행법상 외교적 면책특권이 행사되면 수사 기관은 해당 피의자에 대해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을 잃게 됩니다. 이에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불송치 종결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범죄 혐의가 명확하고 증거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공소권 없음이라는 절차적 사유로 인해 수사가 강제 종료되는 사법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입니다.
4. 되풀이되는 외교관 범죄와 면책특권 남용 논란
외교관 및 대사관 직원의 음주운전, 폭행 등 일탈 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때마다 면책특권은 정의 구현을 가로막는 '방패'로 작용해왔습니다. 국제법적 효력은 존중되어야 마땅하지만, 음주운전과 같이 타인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에 대해서까지 면죄부를 주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재국의 법질서를 존중해야 할 외교 사절이 오히려 법망을 빠져나가는 수단으로 특권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5.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 외교적 항의와 실질적 제재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다면 대안적인 제재 방안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해당 국가에 강력한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할 수 있으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해당 인물을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여 추방하는 단호한 조치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법적인 처벌은 면하더라도 외교적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만 국민들의 상실감을 달래고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특권이 책임 없는 권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보완책이 시급함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