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사법부에서 다시 맞붙은 전직 최고 권력자들: 윤석열 전 대통령 위증 혐의 2심 개막과 8개월 만의 '윤-한' 법정 대면 예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첫 공판이 2026년 7월 1일 서울고법에서 열렸습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무위원을 추가 소집한 것은 한 전 총리의 건의 때문이었음에도 '처음부터 소집할 계획이었다'고 허위 진술했다며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논리적 편향'에 빠져 기소했다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한 전 총리를 증인으로 신문하기로 결정해, 두 사람은 약 8개월 만에 법정 대면을 앞두고 있습니다.

1. 1심 무죄 뒤집기 나선 조은석 특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주장하며 파상 공세
대한민국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얽힌 전대미문의 내란 및 위증 재판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혐의 재판 과정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지난 5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구사일생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법정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사건의 키를 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심 법원의 판단이 사실관계를 오인하고 법리적 해석을 그르친 명백한 오류라며 강도 높은 항소 공세를 시작했다.
2026년 7월 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의 심리로 개최된 항소심 첫 공판에서 특검팀은 서두부터 1심 무죄 판결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특검팀의 주장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 국무위원들을 긴급하게 불러 모았던 일련의 과정에 대한 1심 법원의 사실관계 인식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엄연히 존재하는 객관적인 정황 증거와 앞뒤 정황을 무시한 채 피고인의 변명만을 전적으로 수용한 1심 판결은 파기되어야 마땅하다며 사법부의 엄중한 재판결을 강력히 요구했다.
2. '처음부터 계획했나, 한덕수의 건의인가': 국무위원 추가 소집 경위를 둘러싼 쟁점
이번 위증 재판의 핵심 분수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들의 소집 과정에서 일어난 역사의 진실이 무엇이냐로 귀결된다. 윤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한 전 총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처음부터 국무회의에 필요한 인원을 모두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었나'라는 재판부의 직접적인 질문에 대하여 "당연히 국무회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소집하려 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이것이 바로 특검이 기소한 위증 혐의의 핵심 문구다.
특검팀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최초에는 국무회의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의사나 계획 없이 단 6명의 국무위원만을 호출했다가, 한 전 총리의 강력한 절차적 건의를 수용한 뒤에야 의사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추가로 6명을 더 급박하게 호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한 전 총리의 건의가 결정적 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면 부인하며 '처음부터 내 머릿속에 계획되어 있었다'고 진술한 것은 본인의 기억에 반하는 명백한 허위 진술이자 위증이라는 시각이다. 특검은 추가 소집자 명단이 구두로 급히 전달된 점, 물리적으로 선포 전 심의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들어 1심의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3. "인과관계 오류와 논리적 편향": 윤 전 대통령 측의 강력한 무죄 항변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변호인단은 특검팀의 공소사실과 항소 이유가 짜 맞추기식 기소에 불과하다며 맹렬한 반격을 펼쳤다. 변호인은 "당시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을 위해 국무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조언하거나 건의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오직 그것 때문에 국무회의가 열렸다고 단정 짓는 것은 엄청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의 발언과 국무회의 개최 사이에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특검이 자신들이 세운 가설에 뜯어 맞추는 '논리적 편향'에 함몰되어 있다는 비판이다.
앞서 1심 법원 역시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한 사실적 기억의 나열이라기보다는, 자신이 행한 통치 행위와 소집 행위가 법률적으로 국무회의의 효력을 갖추기 위한 정당한 과정이었다는 주관적인 평가나 의견 표명에 가깝다고 보았다. 위증죄는 기억에 반하는 사실의 진술을 처벌하는 것인데, 법적 주관이나 정치적 평가의 영역은 위증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다. 변호인단은 이러한 1심의 법리 판단이 지극히 정당했으며, 특검의 항소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무리한 강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4. 윤 전 대통령의 직접 폭로: "국무위원들의 거센 반대 속 한 전 총리 건의는 모순"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 석에 앉아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당시 국무회의 소집 상황의 긴박했던 내막을 직접 폭로하며 재판부를 설득하고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최초 소집되었던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현장에 있던 거의 모든 위원이 엄청나게 열띠고 거칠게 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고 회고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의 정치적 실상을 여과 없이 법정에서 드러낸 것이다.
그는 이어 상식적인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을 비롯한 초기 소집 인원들이 계엄 선포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상황 속에서 한 전 총리가 갑자기 '우리는 이렇게 반대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국무회의를 열어서 다른 사람들 얘기를 더 들어보자'고 건의했다는 특검의 시나리오는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항변했다. 자신이 처음부터 국무회의 구성 요건을 염두에 두고 통치권자로서 사람들을 불러 모았기 때문에 회의가 성립된 것이지, 결코 타인의 의견에 수동적으로 끌려간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정치적·상식적 배수진을 친 셈이다.
5. 8개월 만의 법정 대면 예고: 한덕수 증인신문이 불러올 메가톤급 후폭풍
양측의 날 선 설전 끝에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진위를 가려줄 가장 핵심적인 인물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법정에 부르기로 전격 결정했다. 오는 28일 열릴 다음 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고강도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증인신문이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과거 행정부의 일인자와 이인자로서 국정을 총괄했던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는 작년 11월 이후 무려 8개월 만에 차가운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이라는 비극적인 관계로 마주하게 된다.
28일 재판은 사실상 이번 항소심의 유무죄를 가르는 최대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한 전 총리가 당시에 자신이 행했던 발언의 성격이 단순한 의견 개진이었는지, 아니면 대통령의 의사를 바꾼 결정적 건의였는지를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운명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국가 최고 지도부 내부에서 벌어진 비상계엄의 진실 공방이 사법부의 엄정한 저울 위에서 어떻게 계량될지, 전 국민과 정계의 시선이 7월 28일 서초동 법원단지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