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IT 거인 샤오미가 야심 차게 출시한 첫 전기차 모델인 쑤치(SU7)와 관련하여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하며 대중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13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샤오미 전기차로 추정되는 차량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화재로 운전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는 운전자의 음주운전 혐의가 제기되면서 사고 책임에 대한 복합적인 논쟁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청두 공안국 교통관리국은 사고 당일 오후 성명을 통해 "31세 남성 운전자가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으며, 검사 결과 운전자는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경위를 살펴보면, 운전자는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다른 차를 들이받은 후 중앙분리대를 넘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국은 차량 모델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현지 언론과 SNS에 확산된 동영상에 의하면 샤오미의 첫 전기차인 SU7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휴대전화와 소형가전으로 유명하며, 2021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인 지난해 3월 SU7을 출시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지난 3월, 중국 고속도로에서 같은 모델의 차가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다 가드레일과 충돌하여 탑승자 3명이 전원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지 7개월여만에 일어난 사건으로, 샤오미 전기차의 안전성 논란을 다시금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 소식은 샤오미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케니응 중국 광다증권 국제전략가는 "최근 사건으로 단기적으로 샤오미 주가가 압박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샤오미 주가는 이날 홍콩증시에서 장 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8%대 폭락했다가 최종적으로 5.71% 밀리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신생 전기차 업체로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샤오미에게 잇따른 사고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응 전략가는 "운전자의 실수(음주운전)라는 경찰의 성명은 주가 하락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운전자의 음주운전 혐의가 확인될 경우, 사고 책임이 차량 자체의 결함이 아닌 개인의 중대한 과실로 귀결되어 회사의 직접적인 법적 부담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율주행 사고에 이어 이번 화재 사고까지 연속적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소비자들의 잠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샤오미 사고가 단순히 특정 모델의 문제를 넘어 전기차 산업 전반의 안전 기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사건으로 테슬라가 대중화한 것과 같은 전자식 손잡이에 대한 재검토가 촉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자식 손잡이는 차량 디자인의 미래지향적인 요소로 평가받지만, 사고로 인해 전력 공급이 차단되거나 결함이 발생했을 경우 탑승자의 탈출을 심각하게 방해하여 인명 피해를 확대할 수 있다는 고질적인 안전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지난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모델Y의 일부 손잡이에 대한 결함 조사를 시작했으며 중국 당국 역시 숨김형 손잡이 디자인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샤오미 SU7과 같은 신형 전기차에 이러한 전자식 손잡이가 적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차량 화재 시 탑승자가 탈출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이러한 디자인의 안전성이 강하게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전자식 손잡이에 대한 재검토가 현실화될 경우, 전기차 업계 전반에 안전 기준 강화라는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